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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9 16:09용이 낳는 9가지 용이 아닌 괴물들─『성호사설』
Schwarzwald/고전생활
"용(龍)이 새끼 아홉을 낳는데 용은 되지 않고 각기 좋아하는 것이 있었다."라는 말을 홍치(弘治) 연간에 어떤 각신(閣臣. 규장각의 상위관직)이 나기(羅玘)와 유적(劉績)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첫째는 비히(贔屭)라 하며 형상은 거북과 비슷하고 무거운 짐을 좋아했는데, 지금 비석(碑石) 밑에 받침돌이 바로 그 유상이다.
둘째는 이문(螭吻)이라 하며 형상은 짐승과 비슷하고 천성이 바라보기를 좋아했는데, 지금 지붕 위의 수두(獸頭)가 바로 그 유상이다.
셋째는 포뢰(蒲牢)라 하며 형상은 용과 비슷하나 작고 천성이 울기를 좋아했는데, 지금 쇠북 위의 꼭지가 바로 그 유상이다.
넷째는 폐한(狴犴)이라 하며 형상은 호랑이와 비슷하고 위력이 있었다. 그러므로 옥문(獄門)에 세워지게 된 것이다.
다섯째는 도철(饕餮)이라 하며 음식을 좋아했다. 그러므로 솥 뚜껑에 세워지게 된 것이다.
여섯째는 공복(蚣蝮)이라 하며 천성이 물을 좋아했다. 그러므로 다리기둥에 세워지게 된 것이다.
일곱째는 애자(睚眦)이라 하며 천성이 죽이기를 좋아했다. 그러므로 칼 고리에 세워지게 된 것이다.
여덟째는 금예(金猊)이라 하며 형상은 사자와 흡사하고 천성이 불을 좋아했다. 그러므로 향로(香爐)에 세워지게 된 것이다.
아홉째는 이름이 초도(椒圖)인데, 형상은 조개와 비슷하고 천성이 닫는 것[閉]을 좋아했다. 그러므로 문포수(門鋪首)에 세워지게 된 것이다.
비히(贔屭)는 큰 거북 중에 주휴(蟕蠵)라는 종류인데, 오도부(吳都賦)에는 "큰 영물로 생긴 비히는 머리에 영산을 쓰고 있다."라고 하였고, 후세 사람들은 "자라는 삼산(三山)을 머리에 이고 있다."라고 하였다.
이는 대개 무거운 짐을 좋아한다는 것으로써 이른 말인데, 어떤 이는 이르기를, "거북과 자라가 비록 다 같은 수족(水族)이고 개충(介蟲. 껍질이 있는 벌레)일지라도 이 오(鼇)란 자라는 바다 속에 있는 대별(大鼈)인데 영귀(靈龜)와는 다른 것이다."고 하였다.
이문(螭吻)은 바로 치미(蚩尾)라는 것인데, 어떤 이는 치문(鴟吻)이라고도 하고, <<소씨연의(蘇氏演義)>>에는 "치미는 바다에서 사는 짐승이다. 한 무제(漢武帝)가 백량대(栢梁臺)를 지을 때 이 치미가 나타났는데, 수정(水精)을 타고난 짐승으로서 능히 화재를 막을 수 있다 하여, 그 백량대 위에다 이 치미 모습을 만들어 세워 놓았다고 하였으나, 이는 지금 소위 치미(鴟尾)란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권유록(倦遊錄)>>에는 "한(漢) 나라 때 궁전(宮殿)에 화재가 많았기 때문에 술법을 부리는 자가 말하기를, '하늘 위에 있는 어미성(魚尾星)의 모습을 만들어서 지붕 위에 세워 놓고 빌면 화재를 막을 수 있다.'하고, 당(唐) 나라 이후로는 사찰과 궁전에 모두 비어형(飛魚形)을 만들어 지붕 위에 세웠는데, 꼬리를 위로 치켜들게 하였다. 어느 때에 이 비어형이란 이름을 바꿔서 치미라고 했는지 알 수 없다."고 하였으나, 그 만들린 모습도 역시 비어형이라는 것과는 같지 않고, 어떤 이는 이르기를, "동해에 뿔없는 용(虬)이 있는데, 꼬리는 솔개(鴟)처럼 생겼다. 입으로 물을 뿜으면 바로 비가 내리게 되는 까닭에 당 나라 때부터 그 모습을 만들어서 집 용마루에 세웠다."고 하였으나, 이 모든 말이 모두 서로 같지 않다. 그러나 짐승의 모습으로도 만들고 물고기의 모습으로도 만든 것은 대개 풍속이 변천됨에 따라 그렇게 된 것이고, 설명한 자도 역시 그 형용에 따라 그 해설이 다르게 했을 뿐이다.
포뢰(蒲牢)란 것은 서경부(西京賦)에 상고하니 "고래가 가끔 일어나면 큰 북이 제절로 꽝꽝 울린다."고 하였다. 이선(李善)이 이르기를 "바닷가에 있는 포뢰라는 집승은 천성이 고래를 두려워한다. 매양 무엇을 주어 먹을 때에 고래가 물결 위로 뛰어 오르면, 포뢰는 몸둥이를 움추리면서 우는데 그 울음이 큰 북소리처럼 웅장하다. 이러므로 지금 사람들이 모두 북 위에다 포뢰의 모습을 만들어 세우고 토막나무를 고래 모습과 같이 깎아서 북채를 만들어 친다." 하였으니, 설종(薛綜)이 이른 "고래가 한 번 치면 포뢰가 크게 운다."라는 말이 역시 이것이다.
폐한(狴犴)이란 것은 <<자서(字書>>에 상고하니, "일종의 개로서 주둥이가 검고 도둑을 잘 지키는 까닭에 옥(獄)을 한(犴)이라 한다." 했고, 또 "한(犴)은 한(豻)과 같은데 들개라는 것이다. 여우처럼 생긴 것이 몸둥이는 검고 키는 일곱 자나 되며 머리에는 뿔이 하나로 되었다. 오래 묵으면 몸에 비늘이 생기고 호랑이도 능히 잡아 먹는 때문에 사냥하는 사람이 모두 두려워한다."고 하였다.
<<주례(周禮)>>에는 "군사가 한후(豻侯)를 쏘는데 한(豻)이란 개는 도둑을 잘 지킨다. 군사도 잘 지키는 것을 좋게 여기는 까닭에 한후를 쏘도록 한다." 하였으니, 옥문(獄門) 앞에 세워 놓았다는 한(犴)도 이런 따위를 가리킨 것인 듯하다. <<시경>>에 이르기를 "한(豻)과 옥(獄)을 다스리는 데는 모두 알맞도록 해야 한다." 했고 <<한시외전(韓詩外傳)>>에도 "시골에 있는 감옥(監獄)은 한(犴), 중앙에 있는 감옥은 옥(獄)이라 한다."고 하였다.
도철(饕餮)이란 것은 <<여씨춘추(呂氏春秋)>>에 "주(周) 나라 솥에는 도철을 새겼는데, 머리만 있고 몸둥이가 없는 것은 사람을 잡아 삼키다가 목구멍에 넘어가기 전에 해가 그 몸에 미쳐서 죽었다."고 하였으니 이는 대개 사람이 음식 탐내는 것을 경계한 말이고, <<주례>>에는, "보궤(簠簋) 뚜껑에 거북 모습을 만들어 새겼다." 하였으니, 이도 역시 거북이란 능히 먹지 않고 사는 까닭에 사람이 음식 탐내는 것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또 이른바, "보궤는 꾸미지 않는다."라는 말도 음식 경계하지 않음을 이른 것인데, 옛 사람은 이런 기명(器皿)에도 매양 탐식하지 말라는 뜻으로 경계하였으니, 이 도철을 상징한 것과 서로 같은 것이다.
공복(蚣蝮)이란 것은 자세히 알 수 없고, 금예(金猊)란 것은 사자와는 조금 다른 종류이며, 애자(睚眦)란 것도 자세히 알 수 없다.
초도(椒圖)란 것은 <<후한서(後漢書)>> 예의지(禮儀志)에 "은(殷) 나라는 수덕(水德)으로 왕(王)이 되었던 까닭에 나방(螺蚌)을 문에 새겨 붙였다." 했고, <<시자(尸子)>>에는 "나방을 본받아 문을 열고 닫았다."고 하였으니, 옛날 가사(歌詞)에
문 거리에는 네 필 말이 끄는 큰 수레를 맞아 들이고 / 門迎駟馬車
들창 위에는 여덟 마리 초리 초도를 벌여 놓았구나 / 戶列八椒圖
라 하였던 것이 바로 이 초도라는 짐승이다.
포수(鋪首)란 것은 양신(楊愼)이 이르기를 "포(鋪)란 그릇 이름인데, 공유포(公劉鋪)라는 그릇도 있고 청군양포(天君養鋪)라는 그릇도 있다. 모양은 보궤(簠簋)와 흡사하나 다만 보궤는 네 모가 있고 이 포(鋪)는 둥글게 되었다. 한(漢) 나라 때 문포수(門鋪首)란 게 있었는데, 그 형상을 본떠 만든 것이다. 이름을 포라고 한 것은 이 포진(鋪陳)한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또 이르기를 "궁문(宮門)에 다는 동환(銅環)을 금포(金鋪)라고 하는데, 혹은 위색(葦索), 혹은 나방(螺蚌), 혹은 금동(金銅)으로써 각각 그 임금의 덕에 따라 만들게 되었다. 지금도 해가 바뀌거나 혹 명절이 되면 문 위에다 위색을 다는 것이 역시 옛날 풍속이다."고 하였다.
사조제(謝肇淛)는 이르기를, "용이 새끼 아홉을 나았는데, 포뢰(蒲牢)는 울기를 좋아하고, 수우(囚牛)는 소리를 좋아하고, 치문(蚩吻)은 삼키기를 좋아하고, 조풍(潮風)은 위험한 짓을 좋아하고, 애자(睚眦)는 살상을 좋아하고, 비히(贔屭)는 글을 좋아하고, 폐한(狴犴)은 다투기를 좋아하고, 산예(狻猊)는 앉기를 좋아하고, 패하(覇下)는 무거운 것 짊어지기를 좋아한다."고 하였다.
또 <<박물지(博物志)>>에는, "헌장(憲章)은 갇혀 있기를 좋아하고, 도철(饕餮)은 물에 들어가기를 좋아하고, 실석(蟋蜴)은 비린 냄새를 좋아하고, 만전(蠻(虫+全))은 바람과 비를 좋아하고, 이호(螭虎)는 무늬 있는 채색을 좋아하고, 금예(金猊)는 연기를 좋아하고, 초도(椒圖)는 입다물기를 좋아하고, 규설(虬蛥)은 위험한 곳에 서 있기를 좋아하고, 오어(鰲魚)는 불을 좋아하고, 금오(金吾)는 잠을 자지 않는다. 이도 모두 용의 종류인데 대개 용은 성질이 음탕해서 교접하지 않는 것이 없는 까닭에 종류가 가장 많다."고 하였다.
여기서는 저 아홉 종류 외에 하나가 더 많고 차례도 서로 뒤섞여서 정확하지 않다. 무엇을 상고해서 그렇게 말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이는 다만 근거도 없는 말을 억지로 적어서 많이 안다는 것을 자랑하고 남과 재주를 겨누어 보겠다는 데에 불과할 뿐이다. 어찌 하나하나 부합될 수 있겠는가?
<<星湖僿說 萬物門 龍生九子>>
아인님이 궁금하다고 하셔서 슬쩍 올려봅니다. 주로 중국문헌을 정리한 것이네요.
그 실재나 성질보다는 그 상징적 의미에 중점을 둔 것 같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이익이 『박물지(博物志)』에 대해서 뭐라고 한 건, 기껏 9가지에 대해서 이책 저책 뒤져가며 정리해놨더니 10가지를 써놓은 책이 튀어나와서 짜증나서 덧붙인 것 같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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